우리고전 100선 시리즈01 유금시집 [말똥구슬]
잔잔하면서고 맑고, 그리고 깊이도 있고... 인위적인 감이 전혀 없는...그런 시집입니다.
그리고 혹시 이거 아세요?...시집을 제대로 읽으려면 웬만한 소설보다 더 집중해야하고 시간도 더 많이 걸린다는 사실
[말똥구슬] : 우리고전 100선 시리즈1
저 : 유금 ㅣ 편역 : 박희병 ㅣ 출판사 : 돌베개 ㅣ 발행일 : 2006년 11월27일
인상깊은 문구
- 세계화에 대한 문화적 주체적 대응이랄 수 있다.
- 섬 구름은 나무 끝에 나즈막하고
가을물에 모래가 푹 잠겼네.
- 세상 보고 한번 웃노라.
- 세 치 혀가 있긴 하지만
남들 비위 맞추지 못하네.
불의한 짓을 보면
혐오하는 마음 이루 말할 수 없네.
하늘이 준 나의 성격
후회한들 뭔 소용 있나.
- 늦가을은 큰 들에 다하고
- 지금 사람들 제가 난 나라도 잘 모르는 주제에
입만 열면 중화를 말하지 뭔가.
- 해그림자
- 오히려 저 말똥구슬로 표상되는 작고, 보잘것없고, 비천한 것에 대한 자부심과 적극적 의미 부여가 있었기에
'감히' 이런 제목을 붙일수 있었던 게 아닌가 짐작된다...
'육침'이라고 했다. 땅에 있으면서 물속에 잠겨 있는 것 같은 상태, 그것이 '육침'이다.
육침은 크나큰 고독감 내지 소외감을 수반한다.
- 이처럼 비 내리니 글쎄 형암은
남성에 대해 어찌 갈라나.
모를레라 그이도 집에 앉아서
내가 어찌 갈라나 걱정할는지.
- 자신의 땅에서 유배된 자들의 유별난 유대인 셈이다.
- 저녁 먹자 초승달 아까워
사립문 닫고 더위에 누웠네.
- 한밤중의 쓸쓸한 달
조금조금 뜨락을 비추며 지나네.
집에서 우울함 풀 수가 없어.
문을 나서 멀리 가고자 하나
멀리 어디를 간단 말인가
배회하다 도로 문을 닫노라.
- 나뭇잎이 발자욱 소릴 내누나.
- 시골산 어둑하니 가을 속에 있네.
- 광인(狂人) : 뜻이 너무 커 현실에 잘 용납되지 못하는 사람을 뜻한다. 공자는 영리하게 현실에 영합하는 사람이나 위선자 보다는
광인이 낫다면서, 광인에 기대감을 표시한 바 있다.
- 나무들 어둠 속에 웅크려 있네.
- 부리의 힘 참 대단도 하지.
- 강산도 또렷하고
- 기탄없이 말하되 재주는 감췄네.
최초로 번역된 『말똥구슬』! 18세기 조선의 시인 유금과 만나다.
『말똥구슬』이라는 시집 이름은 연암 박지원이 이 시집에 써 준 서문인 「말똥구슬 서문」(원제: 양환집서蜋丸集序)을 통해 알려져 있었지만, 시집 이름만 전할 뿐 아무도 본 사람이 없었다. 박지원의 「말똥구슬 서문」은 연암의 문장 중에서도 명문으로 꼽히는데, 이 때문에 『말똥구슬』 시집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컸다. 그러던 중 2004년에 이 자료가 발굴되었고, 박희병 교수가 이 책을 통해 최초로 번역, 발표한 것이다.
이 시집의 저자인 유금(柳琴, 1741∼1788)은 유득공의 작은아버지이며 연암 박지원 일파의 한 사람이다. 유금은, 비록 지금까지 일반인들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못했지만, 18세기 조선이라는 시공간에서 눈여겨볼 만한 중요한 시인이자 실학자이다. 우리는 이 시집을 통해, 불우했지만 빼어난 재능을 지녔던 유금의 정신세계와 그 시의 개성을 파악할 수 있으며, 자칫 잊을 뻔한 18세기의 시인 한 사람과 새롭게 마주하게 되었다. 최초로 번역된 『말똥구슬』! 18세기 조선의 시인 유금과 만나다.
유금 [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