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책

고전문장론과 연암 박지원

이카로스의 날개 2013. 2. 25. 00:45

 

 

 

 

고전문장론과 연암 박지원 (양장)  

저 : 정민 ㅣ 출판사 : 태학사 ㅣ 발행일 : 2010년 05월15일 ㅣ 496쪽 ㅣ 148x210(A5) 

 

* 언제나 그렇듯 정민교수님의 저서는 참으로 훌륭하고 속이 꽉 차다.

 

 

인상깊은 문구

 

- 이것이 이른바 푹 젖는다는 것이다.

 

- 옛날에 성련이란 사람은 바다의 파도가 일렁이는 것을 보다가 거문고를 연주하는 방법을 깨달았다.

 

- 비록 천 마디 만 마디의 글을 짓더라도, 한 글자 마다 벌벌 떨기를 마치 짧은 율시 짓듯이 해야 한다.

 

- 규칙에 얽매일 때 죽은 글이 되고, 원리를 깨우치면 산 글이 된다.

 

 

-그러니까 모든 옛날은 바로 지금 여기를 위해서 존재한다. 내가 옛것을 배우려는 까닭은 지금 여기를 위해서다.

 

-...같되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정신을 본받는 것은 원리를 본받는다는 말이다. 표현을 본받는다는 것은 껍데기를 흉내낸다는 것이다.

 

- 문제는 생각의 힘에 있다. 사물의 핵심을 꿰뚫는 안목 없이는 우리는 글 한 줄도 쓸 수가 없다.

 

- 글에는 여운이 있어야 한다.

 

- 항해는 조물주야 말로 대문장가라고 했다. 천지사물에 보면 어느것 하나 문장의 원리가 구현되지 않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 문제는 깨달음에 있다.

 

-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전범은 언제나 옛것 속에서만 존재한다... 그 다음의 역사란 후퇴와 하강 또는 답보의 연속이었을 뿐이다. 역사는 떠나온 실낙원, 희미한 기억 속의 영원한 제국을 향해 복귀를 서두르는 도정에 불과했다.

 

- 배워야 할 것은 옛사람들의 정신일 뿐 그 형식이 아니다. 형식은 언제나 새로워져야한다. 인간의 삶을 고원한 이상으로 이끌어주는 정신의 원형질, 좋은 글이란 이것을 그 시대의 목소리로 담아낸 것일 뿐이다.

 

- 형상이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태에서 사물의 이치를 꿰뚫어 찾아보고, 글로 지어지기 이전의 식견을 함양해야 한다.

 

- 표피의 형식, 즉 드러난 법만을 주목하면 결코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형상 속에서 이치를 발견하고, 그것을 문장으로 써낼 수 있는 식견을 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

 

-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 그렇지만 새롭지 않은 것도 없다.

 

- 문제는 생각하는 힘에 있다. 생각하는 힘이 튼튼하면 글은 저절로 따라온다.

 

- 글로 쓰여지지 않고, 문자로 고정되지 않은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그럴 때 천하 사물은 명문 아닌 것이 없다.

 

- 오직 깨달음이 있는 사람은 손 가는 데로 펼쳐 봐도 핵심이 되는 것에 저절로 눈이 가 멎는다.

 

- 꾸준한 노력만이 나풀대는 재주의 경박함을 다스린다.

 


옛 선현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독서를 하고, 글을 썼을까?

옛 사람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책을 읽었을까? 그리고 여러 독서 방법론은 오늘의 우리에게 어떤 점을 환기시키는가? 이 책은 우리 한문학사상 가장 뛰어난 문장가로 꼽히는 연암 박지원의 문장론에 들어가기에 앞서 옛 문헌 속에 실린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독서 관련 언급 가운데 특히 독서의 방법과 과정을 말한 독서론 및 독서설 유의 글과, 잡록이나 서신 자료 중 독서 관련 글을 검토한다.

저자는 책을 읽을 때 꼭 필요한 책을 선택하여 집중적으로 읽는 선현들의 독서법을 소개하면서, 불필요하게 가짓수만 늘리는 독서를 경계한 선현들의 지혜를 알려준다. 또한 소리내어 읽고 또 읽어 책의 내용이 몸에 완전히 익혀지도록 함으로써 글을 쓸 때 좋은 글이 막힘없이 나올 수 있게 했음을 보여준다. 나아가 많은 정보들을 비판적으로 선택하고 창조적으로 해석하여 적용하는 독서법을 소개한다. 이로써 분석 능력 및 창조적 역량을 배양시킬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정보가 넘쳐나는 요즈음의 상황에서도 매우 필요한 독서법이 될 것이다. 소리내서 읽기, 정보를 계열화하여 읽기, 의문을 품고 확산적으로 읽기, 글쓴이의 의도를 파악하고 행간을 읽기, 텍스트를 넘어서 읽기 등으로 저자는 선현들의 독서법을 정리하여 제시한다.

우리 문화사상 최고의 예술 성취를 보여준 박지원의 문장을 배운다!
한편, 좋은 글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는지 선현들의 생각을 고전 문장에서의 ‘법(法)’의 문제를 통해 고찰한다. 문장 작법에는 정법(定法)이 있고 활법(活法)이 있는데, 서구의 문장 이론은 주로 정법 방면에 치중한 반면 동양의 문장이론은 활법의 살아있는 변화를 중시한다고 하며, 서구 문장 이론은 작문의 각종 방법을 규정짓고 범주화하는 데 힘을 쏟는데 반해 우리의 문장이론은 원리를 강조하여 획일화를 거부하고 다양한 변화를 지향한다고 소개한다.

작문의 테크닉을 많이 아는 것은 정작 글쓰기에 큰 도움이 못 되며, 그보다 세상을 읽는 안목과 식견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고, 이 바탕 위에서 다른 이의 글을 읽고 소화하여 자기화하는 과정에서 비로소 문장의 수련이 요구된다고 한다. 즉 법은 규칙이 아니고 원리일 뿐이며 규칙에 얽매일 때 죽은 글이 되고, 원리를 깨우치면 산 글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우리 문화사상 예술 성취의 최고 수준을 보여준 연암 박지원의 '황금대기', '홍덕보묘지명'의 명사(銘詞), '주공탑명', 연암 척독 소품, [연암선생서간첩]의 분석을 통해 연암 글의 행간을 읽어내고, 연암의 글쓰기 방식과 문예미를 살펴본다.
과거 선현들이 독서의 본질과 방법에 관해 남긴 기록들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문화 자산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독서 교육면에서도 활용 가능한 많은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책의 주요 내용]
고전문장론과 문장 분석에 천착해 온 저자가, 고전문장 이론 자료집 정리와 고전문장 이론사 집필을 염두에 두며 연구해 오는 동안 그 학적 관심사가 연암을 거쳐 18세기 조선 지식인에 대한 탐색으로 확대되는 과정에서 빚어낸 성과물을 엮었다.
제1부는 고전문장론과 독서론에 관해 쓴 4편을 모았다. 먼저 고전 독서방법론을 다섯 갈래로 나눠 설명한 글을 실었다. 이어 두 편은 고전문장론에서 법(法)의 문제와 문장 이론사의 세 유파에 관한 논의를 정리했다. 그 다음은「온달전」의 편장자구 분석으로 옛글의 단단한 짜임새와 행간 읽기의 실제를 보여준다.
제2부는 저자가 지난 10여 년간 집필한 연암 산문에 관한 5편의 논문을 실었다. '황금대기', '홍덕보묘지명'에 관한 글은 새로운 방식으로 연암 산문 깊이 읽기를 시도한다. 연암 척독 소품에 대한 정리와 함께, 서울대학교 박물관 소장 [연암선생서간첩]을 발굴 소개한다.
제3부는 연암을 높여 그의 문학 정신을 추종했던 홍길주의 문장론과 독서론, 그리고 그의 사유방식에 대해 소개하고, 한국 고전문학의 고전주의적 이상이란 무엇인지 알아본다.

머리말

제1부 ┃ 문장론과 독서론

고전 독서 방법론의 양상과 층위
인성구기(因聲求氣)의 반복적 독서
정보를 계열화하는 독서
의문을 품는 격물치지의 독서
오성을 열어주는 이의역지(以意逆志)의 독서
텍스트를 넘어서는 살아있는 독서
고전 독서 방법론의 현재적 의의와 활용
고전문장 이론에서의‘법(法)’문제
법이란 무엇인가?
법은 왜 필요한가?
법을 어떻게 배울까?
고문을 보는 세 관점과 활물적 문장 인식
고문을 보는 세 관점
옛문장론의 문장 인식
편장자구법으로 본 [온달전]의 텍스트 분석
고전문장 이론상의 편장자구법
[온달전]의 텍스트 분석과 주제: 편법과 장법, 구법과 자법, [온달전]의 인물과 주제


제2부 ┃ 연암 산문의 행간 읽기

[황금대기(黃金臺記)]로 본 연암의 글쓰기 방식
황금대의 공간 의미
[황금대]기사의 분석
[황금대기]분석과 황금의 의미
글의 행간과 글쓰기 방식
[홍덕보묘지명]의 명사(銘詞)에 대하여
명사의 행간
반함(飯含)과 영맥유(詠麥儒)
발총유와 북곽선생
[주공탑명]의 행간과 주제 읽기
[주공탑명]을 둘러싼 논의
[주공탑명]의 작품 분석
[주공탑명]의 주제와 남는 논의
연암 척독 소품의 문예미
연암의 척독 인식
연암 척독의 주제 특성: 정취(情趣)와 예술성의 추구, 일상성의 묘해(妙解) 중시, 신랄한 풍자와 해학
연암 척독의 수사 장치
새 발굴 [연암선생서간첩]의 자료적 가치
서간첩의 수습 경과와 내용:[연암선생서간첩]수습 경과,[연암선생서간첩]의 내용과 서체
서간첩을 통해 본 연암의 몇 면모: 연암의 병력(病歷)과 인간적 면모, 교유 사실과 숨김없는 인물평
글쓰기와 관련된 정보
서간문의 문예취
附: [연암선생서간첩]탈초 원문 및 역주


제3부 ┃ 보론

항해 홍길주의 독서론과 문장론
독서론: 책 밖의 책 읽기, 깨달음의 독서
문장론: 활물과 활법, 진문장론(眞文章論)과 문장 작법
수여사필을 통해 본 홍길주의 사유방식
수여사필의 구성과 체재
유비적 사유
논리의 연쇄적 확산
귀납적 수렴의 사유
한국 고전문학의 고전주의적 이상
상고(尙古)와 복고(復古)
문화도실론(文華道實論)
통변론(通變論)
상동구이론(尙同求異論)
탁흥규풍론(托興規諷論)

미주
찾아보기
일러두기
머리말

 

 

정민 [저] 

충북 영동 출생. 한양대 국문과 졸업. 한국한문학 전공. 한양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우리 고전을 참신한 시각과 독창적 해석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작업을 계속해왔다. 한시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소개한 [한시미학 산책], [정민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이야기], [꽃들의 웃음판] 외에, 18세기 조선 지식인에 대한 탐색을 보여준 [18세기 조선지식인의 발견], [고전문장론과 연암 박지원], [비슷한 것은 가짜다],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다산의 재발견], [삶을 바꾼 만남], [미쳐야 미친다] 등 여러 저작이 있다. 이밖에 도교 미학을 분석한 [초월의 상상], 옛 그림의 문화 코드를 읽어낸 [한시 속의 새, 그림 속의 새], 조선 후기 차문화사를 정리한 [새로 쓰는 조선의 차문화] 등 다양한 지적 편력을 보여주었다. ‘우호 인문학상(2011)’과 ‘지훈 국학상(2012)’을 수상했다. 이 책 [불국토를 꿈꾼 그들]은 신라인의 문화 DNA가 집적된 [삼국유사]를 불교 코드로 읽고 감춰진 의미망을 종횡으로 파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