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사가 보는 노무현 대통령 |
[독자칼럼] 국어 교사가 보는 노무현 / 김명희 국어 교사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배울 점 10가지, 1. 말을 쉽게 한다. 2. 말을 편안하게 한다. 3. 솔직하게 말한다. 4. 목소리에 힘이 있다. 5. 발음이 정확하다. 6. 시작(주어)과 끝(서술어)이 명확하다. 7. 말에 군더더기나 군소리가 없다. 8. 말의 요점이 분명하다.
국어교사 중에도 이 정도 건강한 목소리에, 자음과 모음을 끝까지 소리 내는 완벽한 발음에, ‘ 누가, 무엇을, 어찌하였다’는 주성분을 갖춘 깔끔한 문장으로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이분의 말씀을 받아 적으면 그대로 완벽한 문장이 된다. 건국 이래 우리말을 틀리게 써도 그다지 부끄러운 마음이 들지 않게 만든 대통령들이 퍽 많지만, 그중에서도 으뜸가는 이는 단연코 김영삼 대통령일 것이다. 바스스 부서지는 듯한 거북한 음색은 관두고라도, ‘ㅑ, ㅠ, ㅘ, ㅝ…’ 같은 겹모음 발음을 못해 엉뚱한 말로 전해져 쓴웃음을 짓게 한 일화는 너무도 많다. 그뿐이랴. ‘ㅁ, ㅂ, ㅍ’ 같은 소리는 원래가 두 입술이 만나야 나는 소리이거늘, 도무지 입술이 모아지지를 않으니 제대로 소리가 날 턱이 없다. 언어로써 우리를 존중하지 않은 대통령들을 생각하면 몹시 자존심 상하고 기분이 안 좋다. 아,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명령과 지배가 창궐하는 권위와 독재에 길들여져 있었던가. 노무현 대통령 임기 중 이 땅에 토론문화가 얼마나 꽃피었던지 기억하는가. 티브이만 켜면 여럿이 둘러앉아 끝도 없이 토론하는 프로그램이 얼마나 많았는지 나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절로 귀를 기울이고, 공감하며, 의문을 가지고, 분노하며, 생각을 모아가고… 그렇게 우리는 참 똑똑해져 갔다. 말문을 열어 놓았으니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이 없었다. 상투 튼 할아버지도 호주법 폐지를 반대하는 데모를 하러 길거리로 나오셨으니 가히 입 가진 자는 죄다 말하는 세상이 아니었던가. 그리고는 급기야 그 입으로 자기 입을 열게 한 사람, 바로 대통령을 제일 먼저 공격하였다. 글 가르쳐 놓으면 제일 먼저 ‘선생님 바보!’라 낙서를 해 대는 아이들처럼 대통령을 탄핵하는 ‘말’의 자유와 민주를 가져온 이도 다름 아닌 노무현 대통령 자신이었다. 곧 있을 듣기 수행평가에 그의 한글날 기념사를 들려주며, 품격 있는 모국어를 감상하며 그를 그리워할 것이다.
경북 안동 복주여중 교사 |
먼 산 부엉이 밤 새워 울어대고
먼 냇물소리 가슴을 적실 때
나는 사랑이 무언 줄 알았네
그러나 당신은 나를 두고 어딜갔나
아아 아아아아 그대를 기다리네
돌아와요 내게 돌아와요
기다리는 내 사랑
나는 사랑이 무언 줄 알았네
그러나 당신은 나를 두고 어딜갔나
아아 아아아아 그대를 기다리네
돌아와요 내게 돌아와요
기다리는 내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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