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책

거꾸로 그린 그림

이카로스의 날개 2010. 7. 13. 23:14

 

 

 

 

거꾸로 그린 그림

저자 플로리안 하이네 지음 | 최기득 옮김 | Heine, Florian 원저자 출판사 예경

2010-05-17 출간 | 판형 A5 | 페이지수 400

 

인상깊은 문구

많은 기대를 하고 읽었으나 그렇지 못한 책.

 

- 가치 없는 소재란 없다.

"내게는 정물화를 그리는 것이 성서 이야기를 그리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라고 말한것 처럼 카라바조는

역사화와 정물화에 구분을 두지 않았다.

그는 이 두 가지 양식 모두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카라바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그림 자체가 좋은지 좋지 않은지의 문제일 뿐이다.

 

 

 

저자소개저자 플로리안 하이네
플로리안 하이네(Florian Heine)는 뮌헨 대학에서 미술사와 커뮤니케이션학 그리고 심리학을 공부했다. 미술과 연극, 광고와 상업 프로젝트 분야에서 프리랜서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여러 차례의 개인전을 열었다. 현재 뮌헨에 거주하며 다양한 종류의 글을 집필하고 있다. 저서로는 《Through the Painter's Eye》(2009)가 있다.

 

역자 최기득
최기득은 계명대학교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트워스 대학교에서 미술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대구예술대학교 서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새로움의 충격》, 《서양미술사》, 《예술가를 위한 해부학》, 《새로운 미술의 이해》 등이 있다.

 

목차

책머리에

01 최초의 미술이 탄생하다: 동굴벽화에서 중세미술까지
02 조토와 그의 예술/ 미술사 최초의 스타
03 최초의 초상화/ 그림에 얼굴이 등장하다
04 최초로 밤을 그린 그림/ 어둠이 가진 비밀스런 힘
05 최초로 동물을 그린 사실적인 드로잉/ 사자가 도망쳤다!
06 최초의 겨울 풍경화/ 추위가 느껴지는 그림
07 목판화와 동판화/ 혼합매체의 등장
08 햇빛과 그림자/ 그림자의 세계
09 최초로 일점 원근법을 이용한 그림/ 실제처럼 보이는 실내 정경
10 최초의 사실적인 나체 묘사/ 벗겨진 진실
11 최초의 자화상/ 새로운 자아 인식
12 최초의 사실적인 풍경화/ 성경 이야기의 배경그림
13 최초의 착시 천정화/ 천상의 세계를 바라보다
14 최초의 정물화/ 평범한 것에서 이색적인 것까지
15 최초로 성모 마리아가 그림의 중앙에서 벗어났을 때/ 색채의 힘
16 최초의 순수한 풍경화/ 자연으로 돌아가다
17 최초의 꿈 그림/ 무의식에 눈길을 돌리다
18 바로크 회화의 시작/ 관능성과 빛의 예찬
19 최초로 은하수를 그리다/ 우주, 무한한 거리감……
20 최초로 속도를 묘사하다/ 와, 움직인다!
21 최초의 석판화/ 돌로 그린 그림
22 최초의 사진/ 자동으로 그린 그림
23 최초의 인상주의 그림/ 반짝이는 색깔들
24 최초의 추상 회화/ 감정을 그리다
25 최초의 입체파 회화/ 혁명은 입방체 모양이다
26 최초의 미래파 회화/ 역동성의 이름으로
27 최초로 아기 예수를 때리는 성모를 그린 그림/ 어린이에 대한 폭력
28 최초로 물감을 뿌려서 그린 그림/ ……그리고 액션!
29 최초의 팝아트 회화/ 일상 생활용품의 화려한 세계
30 최초로 거꾸로 그린 그림/ 거꾸로 세워진 미술

부록
참고문헌
찾아보기
연표


출판사 서평

“새롭지 않은 것은 예술이 아니다.
여기 시대의 흐름과 관습의 틀을 깨고 과감하게 ‘반란’을 시도한 예술가들이 있다.”

그림의 비밀을 푸는 30가지 ‘최초’의 열쇠
고흐의 자화상은 꿈틀거리는 생동감과 함께 내면의 복잡하고, 치열했던 삶이 그대로 느껴지는 명작이다. 이 작품을 다시 한번 살펴보자. 오똑한 콧날과 움푹 꺼진 눈처럼 입체적으로 표현된 얼굴, 다양한 색이 뒤섞인 인상주의풍의 색감과 붓 터치, 눈앞의 모델이나 풍경이 아니라 화가 자신의 모습을 통해 내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이 자화상에는 이전의 화가들이 개척했던 다양한 미술사적 시도가 녹아 있다. 이 책의 주인공은 현재 우리가 보는 명화들을 있게 한 사람들이다. 중세에서 현대에 이르는 미술사를 만들어나갔던, 최초의 시도를 한 개성 넘치고 용기 있는 화가들이다.

 

처음으로 원근법을 그림에 표현한 조토, 최초로 밤을 묘사한 가디와 최초로 그림자를 그린 마사초, 최초의 자화상을 그린 얀 반 에이크……. 그들은 시대의 고정관념을 벗어던지고 자신만의 새로운 주제와 기법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이들의 도전이 항상 환영받은 것은 아니었다. 모네는 당시 전형적인 미술계의 기준을 벗어던지고 역사나 종교적인 주제가 아닌 단순한 풍경을 묘사했으며 얼룩처럼 칠해진 색과 선은 마구잡이로 그려진 듯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에 비평가들의 비아냥을 들었다. 또한 바젤리츠가 ‘거꾸로 그린 그림’을 전시했을 때 비평가들은 머리를 옆으로 돌리며 웃음을 터트렸고 전시회는 산만하게 끝나버렸다. 그러나 이들은 결코 자신의 생각을 포기하지 않고 작업을 계속했다. 그 결과 모네는 인상주의의 선구자로 자리매김했고 바젤리츠의 거꾸로 그린 그림은 화가의 고유한 ‘상표’로 인정받았다.

도전! 혁신! 반란을 꿈꾸는 예술가들


이 책은 일반적인 미술사 서적과 다르다. 저자는 양식의 발달이나 역사적인 전개과정 대신 화가들이 미술사적인 ‘기교’를 터득해온 단계에 주목한다. 다시 말해 어떤 주제나 미술기법이 최초로 등장했던 작품을 통해 새로운 장르가 나타나게 된 시대 상황과 당시의 화가들이 싸워야 했던 관습과 고정관념, 그럼에도 새로운 발견을 이끌어낸 화가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먼저 새로운 장르의 출현에 토대가 된 그림이나 새로운 움직임에 이름을 붙이게 만든 그림을 살펴보고 그 과정에서 화가가 무언가 어려운 점을 해결할 때까지 색다른 주제와 예술적인 문제들이 어떻게 다루어졌는지, ‘최초의 순간’이 만들어지면서 다음의 발전 과정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추적한다.
다양한 양식에 익숙해진 우리의 눈에는 화가들이 보여주었던 혁신적인 결과물들이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최초의 풍경화나 최초의 정물화 등은 당시에 획기적인 것으로 여겨졌으며 속도를 그리고자 한 벨라스케스, 색채에 대한 뛰어난 영감으로 회화의 공간에 대상을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했던 티치아노의 시도는 미술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또한 인상주의 화가들이 새로운 화풍을 창조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비방과 모욕을 견뎌야 했는지를 이해한다면 그들의 그림이 자연스럽게 흘러간 미술사의 일부가 아니라 미술사를 새로 쓴 혁신적인 반란이었음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각자 다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모두 예술적인 문제들에 대해 고민했고 자신의 개성과 정체성을 작품에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한 시도로 인해 그들은 진정한 예술가이며 미술을 탄생시킨 위대한 창조자가 되었다.

새롭게, 더 새롭게! 최초를 향한 도전은 계속된다


20세기 후반, 또 하나의 변화가 찾아왔다. 회화는 기법이나 양식 면에서의 가능성은 모두 시도되고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때문에 화가들은 과거 어느 때보다 ‘최초’라는 의미를 중시하고 자신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양식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이윽고 화가들은 자신의 작품을 특징짓는 ‘상표’를 발명하기 시작했는데, 게오르크 바젤리츠의 <머리 위의 나무>는 이때 만들어진 획기적인 작품이다. 팝아트와 초현실주의가 가진 재현성과 추상회화를 개성있게 결합한 이 그림이 특별한 점은 주제나 표현 방식이 아니라 바로 그림이 거꾸로 세워졌다는 점이다. 그는 물체를 거꾸로 그려 주제의 의미가 사라지게 하고 감상자의 관심이 그림 자체의 결과에만 집중되게 했다. 이러한 방식을 뒤이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이것이 하나의 움직임을 형성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최초’에 더 많은 의미가 부여되고 다른 이의 작품을 모방하는 것은 독창성 없는 화가로 여겨지는 시대가 되었다. 자신만의 새로움을 찾으려는 화가들의 시도는 지금도 계속 되고 있다. 비록 기법과 양식에서 회화는 그 끝에 도달한 듯 보이지만 새로운 매체의 등장으로 미술사의 새로운 ‘최초’는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