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물며 반칙한 선수 다치자 들어 옮기고
상대 골키퍼 넘어지자 공 밖으로 차내고
세계 페어플레이상 시상
“그저 자연스럽게 한 것뿐인데, 별로 할 말이 없네요.”
수상 소감을 묻자 이렇듯 짤막한 말로 대신했다. 28일(한국시각) 스위스 로잔 보리바주호텔에서 열린 2010 세계페어플레이상 시상식. 지난해 11월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레슬링경기에서 이란 선수를 이겨 동메달을 딴 가오펑(중국)은 상대가 무릎을 다쳐 거동이 불편하자 그를 번쩍 들어 상대 매트까지 데려다줬다. 비록 상대가 경기중 자신을 물어뜯는 반칙을 했지만 “무릎 부상에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그가 존경스럽다”며 상대 선수를 치켜세웠다. 세계페어플레이위원회는 펑의 이런 태도를 높이 평가했지만 정작 수상자의 반응은 오히려 차분했다.
지난해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10종경기 유럽선수권대회 7번째 경기를 끝낸 직후. 장대높이뛰기 경기를 앞둔 다리우스 드라우드빌라(리투아니아)는 함께 출전했던 벨라루스 선수가 장대가 부러져 포기하려 하자 자신의 장대를 빌려줬다. 자신은 비록 6위에 그쳤지만 도움을 받은 벨라루스 선수는 동메달을 따냈다.
이란 내 클럽축구대항전에 출전한 아민 모타바셀 자데는 상대 골키퍼가 공격수와 충돌하는 바람에 부상을 입고 넘어지자 득점 기회에도 골을 넣지 않고, 공을 사이드라인으로 차버렸다. 그는 “내가 골을 넣는 것보다 상대 문지기가 빨리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국제스포츠기자협회(AIPS)가 창설해 46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페어플레이상 시상식에서는 이들 3명 외에도 1998년부터 3년 동안 여자마라톤 세계기록을 보유했지만 선수 은퇴 뒤엔 내전으로 정국이 불안한 케냐와 우간다, 수단 등의 지역을 돌며 스포츠를 통한 평화운동에 앞장섰던 텔가 체프키테 로루페(케냐) 등 페어플레이 운동에 공헌한 3명도 수상자로 선정했다.
로잔/권오상 기자 k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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