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종 이방원, 내가 왕이다 -
한지 색연필 92×195cm
왕의 어진이 아니다.
모름지기 왕의 어진이라면 정면상이든 어떤 형식이든
온전하게 다 그려야 정상인데
태종 이방원의 모습은 온전히 그릴수가 없었다.
왕조의 기틀을 세우는데 역사적인 공은 인정하나
권력의 쟁취 과정과 왕권를 지키는 과정에서 무자비한 격살을 자행한.
권력 앞에서는 부모형제도 공신도, 친인척도 없었던 피도 눈물도 없었던
철혈군주 태종 이방원.
반면 그러한 과정에서 최소한의 인간적인 면모가 있다면 그 모습까지
표현하려 했지만...
내 능력이 부족하다면 태종의 혼이 도와주리라 작업내내 기원했었던 그림.
단순히 그림을 넘어 귀취(鬼趣)까지 느껴지게끔 그릴려고 무척이나 고생했지만...
요즘들어 이제야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람을 그린다는 것은 단순히 얼굴이나 몸을 그리는게 아니라 그 사람의 혼과 마음을 그려야 한다는 것을.
아트페어를 준비하면서 너무 급하게 작업했고.
작업하는 과정내내 페어에서 전시를 못할 줄 알았지만 마지막까지 겨우겨우 완성한 작품.
헌릉답사, 중앙국립박물관, 고궁박물관, 민속박물관, 세종대왕기념관, 서울역사박물관을
몇번이나 방문하며 자료조사를 했지만 고증과 자료조사에서 참 난관스러웠던 기억들.
다 완성 후에도 야외사진 쵤영 중에 비가 와서 가슴 졸이고, 액자 제작 과정에서도 고생이 많았던 그림.
그러나 지금껏 그린 그림 중에 가장 큰 그림이고 그래서 훨씬 더 시행착오가 많았지만
나의 능력을 한층 배가 시킬수 있었던 그래서 그만큼 더 뿌듯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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